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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a Review

[파스타 맛집] 압구정 "일 리조"(IL RISO) 후기

파스타를 통해 배우는 것들

돌아오는 데이트 날.
애용하는 망고 플레이트로 맛집을 검색합니다.
파스타로 검색해 평점이 높은 순으로 사진과 댓글 구경하다가 눈에 들어온 일리조.
데이트를 핑계로 맛있는 파스타 먹어보러 압구정으로 : )

일리조에서는 무엇을 배우게 될까?

 

한 달 전 즈음에는 한남동의 오스테리아 오르조의 키친을 1시간 남짓 세심히 지켜보았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저에게는 깔끔하게 이루어지는 셰프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특히 불 앞에서 파스타를 조리하시는 장면만 30분을 본 것 같아요.
간만에 요리를 하는 즐거움이 무엇이었는지 생각났습니다.

 


 

일리조압구정로데오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유료 발렛이 가능하다는 리뷰들이 있었는데,
일리조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근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매주 일요일이 정기휴무이고,
오전 11:30분부터 밤 10시까지 영업을 하시네요.

 

월요일 점심에 갔는데 예약을 하지 않고 와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제법 계셨습니다.
저는 네이버 예약을 이용.

 


생각보다 캐쥬얼한 다이닝

문 색이 마음에 듭니다.
왼편에 메뉴 조명도요.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 )


옷걸이 너무 좋습니다.

가게를 하게 된다면 저도 문 앞에 옷걸이는 꼭 두겠습니다.

 


테이블,
의자,
식기,
메뉴판.
캐쥬얼했던 테이블 셋팅.
좀 가볍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큰 창으로 새어나오는 빛이 매장 전체에 따뜻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혼자서 제법 많은 메뉴들과 테이블을 감당하시는 셰프님과 매니저님.


언제 익숙해질런지. 파스타 이름.

클래식한 메뉴구성으로 보여요.

오늘은 파스타를 먹고 싶어서 온거니까 파스타에 집중해요.

 

스파게티가 주를 이루는 것 같고 그외 여러 면들이 있네요.

이젠 스파게티, 탈리아탈레는 익숙해졌지만 다른 면들은 여전히 익숙하지가 않아요.

물론 요즘엔 식당에 오기 전에 미리 검색하고 오다 보니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저라면 생소한 파스타 면들은 추가적인 설명이나 이미지를 넣어 두었을 것 같아요.

 

그건 그렇고 주문해요.


절구에 빻아 만든 바질 페스토는 얼마나 신선한 향이 날까 궁금해서 제노베제.

아직 못 먹어본 보타르가.


빵, 제노베제, 보타르가 그리고 커피.

리뷰를 보다가 타르틴에서 공수해 사용하고 계시는 걸로 봤던 것 같습니다.
사워도우는 참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딱딱하고 질긴 빵은 먹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가장 최근에 맛있었던 사워도우는 그랜드 워커힐 호텔 로비에 있는 르 파사쥬의 사워도우였어요.

아직까진 하드 한 빵을 먹을 때마다 생각나는 베이커리는 르 파사쥬.

올리브유는 너무 향긋합니다.

버진의 씁쓸한 맛도 기분을 좋게 해 줘요.

뒤편으로 익스트라 버진이 하나 보이는데 저건가 싶었습니다.

오일이 맛있다는 리뷰에 공감하는 순간이었어요.

 

 


제노베제

초록 초록하니 먹음직스럽고,
면이 메제 마니케라고 하셨는데,

잘게 썰린 감자와 더불어 귀엽습니다.

원통형이니 더 많은 소스가 묻어납니다.

 

 

코에서는 은은한 바질, 레지아노의 냄새가 좋았어요.


입에 넣으니 아주 약간 마른 떡을 씹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표현이 영 좋지 못하지만,

알단테로 익은 숏 파스타의 쫄깃하면서 툭툭 거리는 식감이 좋았어요.


생각보다 길지 않았던 바질향,
반대로 끝까지 이어지는 레지아노의 향과 짠맛,
묵직하고 꾸덕한 크림.

메제 마니케의 식감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보타르가

자연스럽게 누인 스파게티.
얇게 저며 얹은 어란.
그리고 파슬리와 후추.


자태가 곱습니다.


코에서는 올리브 오일.
레지아노로 향긋하고요.

입에 넣으니 표면이 거칠고 식감이 쫄깃하며 툭툭 끊기는 스파게티,

여기에 묻어난 레지아노의 향과 짠맛이 오일과 어우러집니다.

레지아노오일의 향,
부드럽고 녹진하게 묻어난 소스,
짭짜롬,
어란의 비릿함,
파슬리의 상쾌함,
후추의 매운맛,
오일의 옅은 신 맛.

 

펼쳐 놓으면 유쾌할리 만무한 맛 들인데,

어우러지니 어쩜 이렇게 맛있는지.

이게 이탈리아의 맛인가 싶습니다.


파스타를 먹을 때 습관처럼 마시게 되는 커피를 주문합니다.

분위기도 맛도 파스타와 어울리는 음료는 와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파스타와 커피를 함께 먹으면 어찌 이렇게 맛이 좋은지.

 

익숙한 향이 납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니 라바짜나 일리에서 나는 향인가 싶었는데,

정작 베트남 커피에서 나는 향,

로부스타의 향이었습니다. 

 

묵직함
고소함

단 맛

신 맛없음

 

파스타와 어울립니다.


피클도 맛있습니다.

더 달라고 말씀드릴 뻔했습니다.


일리조에서는 면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유행하고 있는 생면은 아니지만 이렇게 임팩트가 있는 건조한 면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면에 대한 리뷰들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럴만하다 싶었어요.

 

일리조 인스타에 따르면,

이탈리아 파스타 명가인 라 파블리카 델라 그라냐노의 파스타라고 합니다.
전통 방식 그대로 동판을 사용하는 면이라고 하네요.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라는 책에서는 "파스타는 생면을 사용해야 하고 부득이할 경우 전통 방식으로 동판을 사용하여 긴 시간 정성을 들인 건조면을 사용하라"라고 합니다. 

바로 이 면을 먹어보게 된 거였네요.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면과 훌륭하게 어우러진 재료들.

오늘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자극받아서 다음 날 점심으로 봉골레 한 접시 말아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OTE PASTA.